딸의 소원에서 시작된 2000만 다운로드: '고양이와 스프’

2020년 팬데믹이 본격화 되면서 김동규 대표는 재택으로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렇게 7살 된 딸과도 이야기할 시간이 늘어났는데요. 고양이를 키우고 싶다는 딸을 위해 고양이가 나오는 게임을 만들겠다고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개발한 것이 고양이와 스프인데요. 딸을 위해 만들게 된 게임인 만큼, 어린 유저들도 어렵지 않게 즐길 수 있도록 직관적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딸과 함께 있으면서 개발을 하는 과정 중 즉석 피드백도 많이 받았다고 합니다. 옷을 입은 고양이의 모습이나 고양이를 터치했을 때 유저를 쳐다보는 모습 등은 모두 딸의 아이디어였습니다. 처음에는 딸의 아이디어가 개발자의 입장에서 터무니 없다고 느껴졌으나 한 명의 어린 유저의 피드백이라 여기고 경청하였다고 합니다. 그렇게 나온 딸의 기발한 아이디어들은 현재 게임 내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김동규 대표는 아이의 눈높이에 맞추어 게임을 개발하면 남녀노소 모두 쉽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2000만 회, 유튜브 채널 개설 이후 5개월 만에 42만 구독자라는 기록을 가진 ‘고양이와 스프’. 이 인기의 바탕에는 딸을 향한 애정이 숨겨져 있었습니다.

(2000만 다운로드를 축하하는 일러스트 / 출처 : 고양이와 스프 공식 인스타그램)

소장하고 싶은 게임의 비결, 아트와 연출

 

“첫 장면을 신경 써서 만든 것 같아요. 게임을 설명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했거든요.”  - 김동규, 하이디어 대표

'고양이와 스프’에는 많은 힐링 요소가 있습니다. 게임을 구동하면 카메라가 줌인 되면서 바람에 잔디가 흔들립니다. 이윽고 고양이가 뛰어와서 냄비에 든 수프를 젓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수프를 그릇에 옮겨 닮는 것이 첫 장면입니다. 그럼 잠시 첫 장면을 함께 보시겠습니다!




김동규 대표는 이 시퀀스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합니다. 첫 장면만으로 유저에게 ‘고양이와 스프’가 부드러운 힐링 게임이라는 인상을 강하게 남기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도입부 뿐만 아니라 게임 내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힐링 요소들이 많았습니다. 고양이들은 사람처럼 두 발로 서서 음식을 요리 합니다. 또, 양배추를 썰 때는 ‘사각’, 당근을 자를 때에는 ‘쿵’, 스프를 끓일 때에는 ‘보글보글’ 과 같은 의성어들이 귀여운 글씨체의 문자로 나타납니다. 그리고 고양이와 배경의 일러스트 또한 귀여운 만화를 보는 것 같이 편안함을 주도록 연출되었습니다. 다음과 같이 말이죠!




실제로 ‘고양이와 스프’는 만화와 같은 느낌을 구현하기 위해 카툰렌더링 방식으로 제작되었는데요. 유저가 소장하고 싶은 게임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고, 소장하고 싶은 이미지에 대해 고민하다가 이모티콘이라는 결론이 나왔다고 합니다. 이모티콘처럼 보이기 위해서는 명암은 적고 단색으로 채워져 있고, 외곽선도 있는 만화풍의 일러스트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여 카툰렌더링으로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김동규 대표는 카툰렌더링을 잘 적용하기 위해 같은 방식의 많은 게임들을 참고하여 연구했습니다. 그리고 게임 뿐만 아니라 영화와 드라마 같은 여러 미디어를 즐기다가 나온 좋은 표현이나 기법 또한 눈 여겨 보았습니다.

많은 관찰과 노력 끝에 출시된 ‘고양이와 스프’는 큰 인기를 얻으며 여러 나라의 피드백도 받아볼 수 있었습니다. 그 중 고양이가 예쁘고 사랑스럽다는 피드백을 가장 많이 받았다고 합니다. 하이디어는 고양이를 사랑해주시는 집사님들의 성원에 힘입어 지난 어린이날에는 치즈 색상 줄무늬를 가진 신규 고양이 ‘치즈 태비’를 출시하는 등 귀엽고 새로운 컨텐츠를 유저들에게 꾸준히 선보이고 있습니다.

유니티 선택의 이유: 직관성 

“아침에 일어나 유니티 에디터를 보는 것. 제게는 놀이였어요.”                                                             - 김동규, 하이디어 대표

김동규 대표가 다니던 게임회사가 폐업하고 무엇을 할까 고민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 때는 마침 스마트폰으로 PC게임과 같은 고퀄리티의 게임이 출시되던 시기였습니다. 스마트폰으로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어떻게 만들까 고민하던 찰나, 유니티를 써보게 되었는데요. 처음 유니티를 접하고나서는 아침에 일어나 유니티 에디터를 보는 것이 놀이처럼 느꼈습니다. 명절에 고향에 갈 때, 해외 여행에 갈 때도 유니티가 가능한 장비들을 가지고 다녔습니다. 유니티를 사용하면서 레고블럭처럼 오늘은 무엇을 만들어보지? 라고 생각도 했었는데요. 이렇게 쉽게 유니티를 즐길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직관성이었습니다.

3D모델러이자 아티스트 그리고 디자이너의 입장에서 유니티를 처음 사용하였는데, 그동안 사용하던 툴의 인터페이스와 크게 다르지 않아 접근성이 좋았다고 느꼈습니다. 또한 처음 접했을 때 매우 직관적이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프로그램이 직관적이었기 때문에 전문성이 부족할 때부터 쉽게 사용할 수 있었고, 사용할수록 호기심이 더 생겨서 깊게 파고들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다루어 본 유니티를 더 잘 이해하고 싶어 프로그래밍 언어인 C#을 배우려는 열정도 생겼습니다. 하지만 열심히 배우는 과정에서도 어려움은 있었습니다. 김동규 대표가 처음 유니티를 배울 당시에는 유니티 관련 서적도 부족했기 때문에 궁금증을 해결하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해외 QnA 사이트는 많이 활성화 되어있었기 때문에 여러 사이트에 모르는 것을 직접 질문하며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 책과 예제같은 매뉴얼대로 학습했다면 금방 지쳤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삼국지를 배경으로 하는 게임을 만들고 싶은 욕심이 있었기 때문에 궁금증이 계속 생겨났고 스스로 학습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김동규 대표는 현재 10년차 개발자이지만 모르는 것은 끝도 없다고 합니다. 새로운 기술들은 계속 나오기 때문에 지금도 찾아보고, 에셋 스토어에 신기한 것이 나오면 써보기도 한다고 합니다. 김동규 대표의 열정과 호기심은 유니티와 함께 계속 성장하고 있었습니다.

앞으로의 김동규 대표와 하이디어

개발을 하다가 막힐 때면 답답하기도 하고 때로는 짜증도 났었지만 재미가 없었던 적은 없었다고 합니다. 개발은 색다른 것을 만드는 재미가 있고, 재미가 성과로 이어져 많은 유저분들이 즐겨주시는 것이 김동규 대표에게 가장 큰 기쁨입니다.

현재 하이디어는 네오위즈의 식구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하이디어와 김동규 대표의 역할은 그대로라고 합니다. 하이디어에 팀원이 생긴 만큼 더 많은 시도를 할 수 있어서 기대가 되고, 네오위즈의 프로젝트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 설렘을 느낀다는 김동규 대표. ‘고양이와 스프’로 청신호를 띄운 김동규 대표와 하이디어의 차기작 소식 또한 기대해보겠습니다!